※ 포스터·예고편의 저작권은 각 배급사에 있으며, 정보 제공(리뷰) 목적으로 인용합니다.
한 줄 감상
거대한 세계관의 씨앗을 뿌렸지만, 흙은 메마른 채 싹을 틔우지 못했다.
줄거리
의문의 사고로 깨어난 소녀 '경희'는 자신을 쫓는 세력으로부터 도망치며 숨겨진 진실에 다가간다.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마녀' 프로젝트의 본체가 가동되고, 거대한 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경희'를 중심으로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여러 인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다.
연출과 미장센
박훈정 감독 특유의 묵직한 톤앤매너는 여전하다. 어둡고 차가운 색감으로 '마녀' 세계관의 비장함과 잔혹함을 강조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액션 시퀀스 또한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캐릭터들이 가진 초월적인 능력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다만, 전편에 비해 액션의 규모는 커졌지만, 그만큼의 짜임새나 창의성이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공간을 활용한 추격 장면이나 격투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느껴지며, 미장센의 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배우와 연기
신시아는 텅 빈 눈빛과 무표정으로 '경희'라는 캐릭터의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잘 표현해냈다. 하지만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기에는 연기의 스펙트럼이 다소 좁게 느껴졌다. 박은빈은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날카롭고 강렬한 '조현' 캐릭터를 맡아 인상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서은수는 '닥터 백' 역으로 캐릭터의 냉철함과 야망을 섬세하게 그려냈으며, 진구는 오랜만에 액션 연기로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이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의 서사가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하면서 개별적인 연기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 강하다.
이 영화가 말하는 것
《마녀》 시리즈는 인간의 욕망과 그릇된 과학 기술의 발전이 불러오는 어두운 단면을 탐구해왔다. 이번 편 역시 '마녀'라는 초월적인 존재를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 혹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특히, '경희'라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며 선과 악의 모호함, 그리고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 의식이 구체적인 이야기나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통해 깊이 있게 전달되지 못하면서, 그저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쉬운 점
가장 큰 아쉬움은 개연성 없는 설정과 개연성 부족이다. '마녀' 프로젝트와 관련된 설정들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툭툭 던져지는 느낌이며, 등장인물들의 행동 동기 역시 명확하지 않아 따라가기 어렵다. 또한, 전편에서 구축해 놓은 탄탄한 세계관을 제대로 계승하고 확장시키지 못한 채, 새로운 인물과 사건들만 잔뜩 늘어놓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 결과,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의 깊이와 개연성이 현저히 부족해졌다.
총평
《마녀 Part2. The Other One》은 화려한 액션과 배우들의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서사와 개연성 부족으로 인해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시리즈의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는 떡밥을 잔뜩 뿌려놓았지만, 정작 본편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큽니다. 전편의 날카로움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인물 관계와 액션보다는 인물의 내면과 관계에 더 집중하는 제게는, 억지로 짜낸 감정이나 볼거리만 앞세운 영화가 주는 공허함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탄탄한 이야기와 인물의 깊이를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별점: 2.8/5

